흘러가는

사심 없는 산행!! 지역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김진영

홍류동계곡!!!

기록사진첩/여러모음 사진첩

까마귀 밥나무

흘러 가는 2017. 10. 17. 21:41





까마귀와 까치는 우리 곁에 언제나 같이 존재하는 친근한 텃새다. 그렇지만 둘의 선호도는 극명하게 갈라진다. 까마귀는 불길하고 나쁜 흉조로 생각하고, 까치는 상서롭고 밝은 느낌의 길조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10여 종의 나무 이름에 들어간 까마귀와 까치는 의외로 까마귀의 판정승이다. 까치박달과 까치밥나무 이외에는 모두 까마귀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뭔지 조금 못하다 싶으면 나무 이름에 개를 붙이듯이 열매가 먹기 거북살스럽고 맛이 없으면 싫어하는 까마귀란 접두어를 붙인 것 같다.

까마귀밥나무는 콩알 굵기에 꼭지가 조금 볼록한 빨간 열매가 특징인 작은 나무다. “까마귀의 밥이 열리는 나무”란 뜻인데, 다른 이름인 까마귀밥여름나무는 보다 구체적으로 까마귀밥이 되는 여름(열매의 옛말)이 열린다는 말이다. 열매는 쓴맛이 나며, 특별한 독성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먹을 수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까마귀나 먹으라고 붙여준 이름인 것 같다.

까마귀밥나무는 전국 어디에서나 자라며 키가 허리춤 남짓한 난쟁이 갈잎나무다. 잎은 3~5개로 얕게 갈라지고 긴 잎자루를 갖고 있으며, 어긋나기로 가지에 붙어 있다. 암수 딴 나무로 꽃은 봄에 핀다. 꽃이라고 해봐야 손톱 크기에 다섯 개의 작은 꽃잎이 정종 술잔모양의 꽃통을 둘러싸고 있는 특별한 꽃이다. 다행히 잎이 나오면서 초록을 배경으로 노란 꽃을 피워 자신의 존재를 일깨운다. 겉이 반지르르하고 즙이 많은 빨간 열매는 가을에 익고, 겨울을 넘기면서 수분이 빠져 쪼글쪼글해지지만 이듬해 봄까지 달려 있어서 까마귀 말고도 배고픈 산새들의 양식이 되어준다. 까마귀밥나무는 수산사(藪山査)란 이름도 쓴다고 하나, 숲의 산사열매란 뜻으로 쓰인 일본 이름 ‘야부산자시’를 우리식 한자표기로 빌려 쓴 것이라고 생각된다.

까마귀밥나무 무리는 까치밥나무, 까막까치밥나무, 명자순 등 12종이 있다. 모두 까치밥나무속(Ribes)에 포함되는데, 공통적인 특징은 과즙이 들어 있는 열매라는 것이다. 우리와는 달리 서양 사람들은 이 열매를 식용으로 이용해 왔으며 가공식품으로도 쓴다. 이런 종류를 베리(berry), 혹은 커런트(currant)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구스베리(gooseberry, 서양까치밥나무)다. 구스베리는 우리 까마귀밥나무 열매보다 더 굵고, 열매는 붉거나 노랗게 익으며 새콤달콤한 맛이 있어서 날로 먹거나 잼을 만들기도 한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블루베리(blueberry)는 이름이나 열매모양이 까마귀밥나무 종류와 닮았지만, 진달래과의 산앵도나무 종류에 들어가는 별개의 나무다.

까마귀밥나무 종류는 송이풀과 함께 잣나무털녹병균이라는 병균을 옮기는 중간 기주(寄主)로 알려져 있다. 치명적인 병이므로 잣나무가 자라는 근처의 까마귀밥나무와 송이풀은 제거해주어야 한다.(우리나무의 세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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