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사심 없는 산행!! 지역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김진영

비산비야 非山非野!!

지역이야기/조국행진곡(祖國行進曲) - 실록소설

조국행진곡 - 이름없는 별들-

흘러 가는 2020. 9. 5. 13:47

<자경대원들로 이루어진 ~ 오수의용소방대(1955) ~ 박종수대장(가운데)>

  빨치산 김정기 부대가 이 지방에 자주 나타난 것으로 봐서는 이 근처에 아지트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추측 되는데 아무리 조사를 하여도 알수가 없었다.

  나중에 밝혀진 일이지만, 타격대장 김정기는 임실군 임실면 화성리라는 마을에 살고 있는 과부의 집에 숨어 있었다.

  그 과부에게는 무남독녀 외동딸이 있었다.

  김정기는 그 과부와 부부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그 과부의 딸과도 내연의 관계를 맺고 있었다. 두 모녀는 김정기가 요구하는 대로 신문을 넣어 주는가 하면, 약품을 구하여 상처를 치료해 주기도 하였다.

  그들은 이미 애정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김정기는 약탈을 해온 금품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소와 돼지등의 가축을 사주는 등 호의를 보이는 한편, 비밀을 누설하는 자에게는 가차없이 전 가족을 몰사 시킨다는 암시를 줌으로써 누구든지 감히 말을 못하도록 부락민들의 입을 봉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와같은 분위기를 제일 먼저 눈치챈 것은 임실역파 주임이었다.

  화성리 마을에도 양심적인 우익 진영의 인사들이 있었으나 보복이 두려워서 말을 못하고 오랫동안 고민해 오다가 마침내는 비밀리에 임실역 파출소 주임에게 알렸던 것이다.

  빨치산 김정기 부대는 조직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간해서 탄로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이지방 도처에서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다녔으나 마침내는 그 내부에서 부터 틈이 벌어지게 되었다.

  김정기의 내연의 처인 과부가 아기를 가지게 되었을 때부터 김정기를 사이에 두고 일어난 두 모녀간의 묘한 갈등을 날이 갈수록 더욱 심화 되어 가고 있었다.

  빨치산 임실군당 타격대장 김정기를 사이에 두고 두 모녀 사이에 벌어진 이상한 삼각관계는 빗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김정기로서는 이 두 모녀야 말로 애정의 포로로서 가장 신임할 수 있는 조직원으로 믿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과부의 집이야 말로 가장 안심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되었던 것이었다.

  오수역 기습사건, 금암리 기습사건, 열차 기습사건, 무기차량 기습사건 등등의 사건들을 지휘한 다음에 이곳 화성리 과부집으로 감쪽 같이 들어와 있으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비상한 계략과 조직원을 갖고 있는 김정기에게도 헛점이 생기게 된 것이었다.

  모녀간의 묘한 심리적 갈등은 그 딸로 하여금 암암리에 김정기의 거처를 누설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임실경찰서에서는 그 과부의 딸을 통하여 김정기가 거처하는 방의 구조를 세밀하게 파악 하였다.

  임실경찰서의 사찰계형사와 수사계형사, 그리고 경찰국에서 나온 경찰관들까지 비상소집으로 출동하였다.

  깊은밤.

  미명을 기하여 경찰관들은 그 과부의집을 완전히 포위하고, 한사람의 형사가 실금살금 접근해 가고 있었다.

  집 뒤안에는 무성한 대밭이 있었다.

  방의 뒷문에는 청솔가지가 쌓여 있었기 때문에 방안은 언제나 어둑컴컴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형사는 눈을 감았다가 뜨면서, 방문을 슬쩍 열자 마자 쏜살같이 뛰어 들었다.

  수류탄이라도 까서 던지면 일은 간단 하겠지만, 그를 생포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혼자서 뛰어 들었던 것이다.

  방안에서는 총소리가 들리지 않은 게 다행한 일이었다.

  방안에서 툭탁거리며 뒤넘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밖에서는 주먹에 땀을 쥐면서 대기하고 있던 형사들이 뒤따라 들어가서 권총을 빼앗고 밖으로 끌어 내었다.

  그리하여 빨치산 타격대장이었던 김정기는 마침내 경찰의 손에 잡히는 몸이 되고 말았다.

  자유민주주의가 좋기는 좋아!

  새삼스런 말이지!

  새삼스런 말?

  그래, 새삼스런 이야기가 아닌가?

  김정기 같은 놈을 살려 두다니!

  그야 두고 봐야 알지.

  두고 보긴 뭘 두고 봐!

  자수를 시키려고 그러는 게 아닌가?

  자수? 쓸개 없는 소리 하지도 말게!

  ?

  ?

  그 놈이 죄없는 양민들을 얼마나 많이 죽였는데!

  너무 그렇게 흥분하지 말게. 법대로 재판해서 처리할 게 아닌가?

  자네는 성인이나 군자 같군 그래.

  죄를 미워해야지 사람을 미워할 수 있나.

  뭐라구?

  공산주의는 틀렸어!

  그야 말해서 뭘 해.

  불쌍한 생각이 들어..........

  누가?

  김정기 말야.

  보았나?

  보았지!

  어디서?

  임실 사장(射場)에서.

  사장이라니?

  활 쏘는데 말야.

  활터 말이군!

  그래, 활터.

  활양들 활쏘는 곳에 김정기를 데리고 나와?

  김정기 잡았다고 알리는 게지.

  알만하군.

  기념이야.

  발 뻣고 자라는 거겠지.

  물론이지.

  어떻게 생겼던가?

  키는 보통키고, 몸은 후리 후리한 편이야.

  뛰기를 잘 한다면서?

  마라톤을 잘 했지.

  아깝군.

  ...........끝장이야.

  전직이 뭐야?

  역부.

  역부?

  차표받는 사람도 몰라?

  알아.

  오수역에도 있었지.

  오수역에서 표받던 놈이 역사를 불질러?!

  붉은 사상에 물들어서 그렇지.

  몹쓸 사상이야!

  몹쓸 사상이지!

  마을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김정기가 잡혔다는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 무렵 김정기 뿐만이 아니라 지리산과 회문산을 중심으로 암약하던 공비들은 아군들의 토벌작전으로 인하여 그 기세가 꺽이면서 마침내는 지방 도처에서 사살 되거나 생포되는 것이었다.

  공비토벌 작전은 아군으로서 육군과 203, 205전투경찰대, 그리고 각지의 경찰과 자경대(특동대) 등이었다.

  전투경찰대나특동대의 복장이란 말이 아니었다.

  국군복, 일본군복, 미군복 심지어는 워카, 운동화, 농구화 등 가지 각색이었다.

  그런데 공비들의 복장은 더욱 말이 아니었다.

  그들은 너덜 너덜하게 떨어진 군복을 꿰메어 입기도 하고, 민간인복을 걸친 그대로 따발총을 둘러멘 자도 있었다.

  이러한 복장을 한 공비가 먹던 밥을 보자기나 배낭에 넣고 도주하는 모습은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꼴불견이었다.

  지리산지역에서 준동하는 공비는 남노당 군사책인 이현상 부대였는데, 이들은 사단규모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호남지역과 경남북부의 산악지역에서 움직였는데 괴뢰군 패잔병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태백산지역에도 사단 규모의 세력으로 강원도 남부, 충북 일부, 경북 일부에서 준동 했으며, 주로 군수보급로 차단, 관공서 습격 특히 경찰지서, 열차습격, 교량 및 통신시설 파괴 등으로 아군의 작전에 많은 지장을 주었다.

  지리산 전투사령관은 신상묵 경무관으로서 남원에 주둔했고 203부대장은 조석원 총경으로서 구례에 주둔했었다.

  공비 토벌작전이 성과를 올리게 되자 빨치산들의 야습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때려 죽일 놈!

  박종수 특동대장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낮부터 마시기 시작한 술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때려 죽일 놈!

  그는 유리문을 세차게 제끼면서 소리를 버럭 질렀다.

  어디 갔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쏠렸다.

  어디 갔느냔 말이야.

  누구 말씁입니까?

  내가 누굴 찾겠나?

  네,  ...............

  어디로 갔느냔 말이닷!

  모르겠읍니다.

  몰라?

  네.

  알았어. 괜찮다. 여기 없으면 다른데 있겠지..............

  박대장은 다시금 걷기 시작하였다.

  때려 죽일 놈! 제놈이 나를 노무자로 보내? 어디, 보내 보지! 보낼테면 보내보지! 때려 죽일 놈! 목을 비틀어 야지, 목을! 제 놈이 특동대의 차를 욕심 내? 어림도 없지! 어림도 없어! 암 어림도 없지! 천만의 말씀이지! 천만의 말씀야!

  누굴 위해서 있는 찬데............., 제놈이 냄새를 맡아? 서투른 수작을 부리는 놈은 목을 비틀어야지! 목을..........

  박대장은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신작로를 누볐다.

  그는 허리에 찬 권총이라도 빼어 들고 공포라도 탕탕탕 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함부로 총을 쏠 수는 없었다.

  휘넓은 하늘에다 대고 공포라도 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마음대로 혈기를 부릴수도 없는 자신이 안타까웠다.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더욱 사나운 분노의 불길이 이글 이글 타오르는 것이었다.

  칠흑 같은 어둠은 더욱 무겁게 내려 덮이고 있었다.

  어둠 속을 헤메 다니는 그는 울화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김규현 소대장이 아무런 죄도 없이 심문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는 김규현 소대장이 심문을 당할 때의 대화를 생생하게 떠올리고 있었다.

  너희 대장의 비위 사실을 이야기해!

  없읍니다.

  내가 다 알고 있는데 없단 말야?

  없읍니다!

  너희 대장이 도적질 해 먹은 사실을 이야기 하란 말야!

  뭐야?

  뭘 그렇게 쏘아보는 거야?

  넘겨 집지 말라구!

  뭐라구?

  생사람 잡지 말라구!

  뭣? 이 새끼! 이게 누구에게 반말이야!

  이 새끼라니? 이게 누구에게 발길 질이야! 내가 네 부하여 임마?

  이 새끼가?

 

  여기까지 생각한 박대장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다가 그는 문득, 감겼던 눈을 번쩍 떴다.

  별이 보였다.

  별이 빛나는 밤을 그는 쏘다닌 것이었다.

  그의 국방색 군복에는 밤이슬이 홈초롬이 젖어 있었다.

  밤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름없는 별들 이었다.

  물론 그 이름이야 있겠지만 알아주지 않는 별들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디선가 닭이 울고 있었다.

  동녘 하늘에는 희끄무레한 먼 빛이 뻗어 오는게 보였다.

  새벽 빛이었다.

  광명의 아침이 밝아 오는 것이었다.

  박대장은 밝아오는 동녘 하늘을 바라보면서 대원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자경대와 특동대라는 이름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이 고장을 사수했다.

  이 들은 밤하늘의 별처럼 도처에 흩어져서 이름없이 살고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동지들도 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이나, 먼저 죽어간 사람이나 그들의 눈동자는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

  ............이름 없는 별들!

  그는 나직히 중얼거려 본다.

  이 세상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

  어둠이 짙으면 짙을수록 밤하늘의 별들은 더욱 아름답고 총명하게 빛나는 법이다.

  그러나 이세상에 어둠이 걷히고 광명의 새아침이 밝아오면 별들은 하나씩 둘씩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 세상이 밝아지면 밝아질수록 별들은 자취를 감춘다.

  별들이 자취를 감출 뿐만 아니라, 별들을 찬미하던 사람들도 언제 별이 있었느냐는 듯이 별들을 망각하게 된다.

  밤하늘의 별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총명하게 빛났던가를 점점 잊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수많은 별들이 사라져가듯이, 대원들의 슬기로운 눈동자도 사라져 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대낮이라고 해서 별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지 못할 뿐이다.

  어두웠던 밤.

  난세(亂世)를 당하여 이들 특동대원들은 용감히 싸웠다.

  이들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슬기롭게 반짝였다.

  그들은 지금 다만 어두운 밤을 염려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의식속에서 반짝이고 있을뿐이다.

  어두운 밤이 오면 언제나 별이 나오듯이, 어려운 때가 오면 반드시 의롭고 용기있는 젊은 용사들이 별처럼 나타나게 된다.

 

        겨레여!

        祖國의 얼과 精氣를 지키려거든

        鄕土愛 精神을 배워라!

        겨레여!

   

        祖國의 守護와 統一을 願하거든

        自警隊의 精神을 본받아라!

        여기

        이 고장을 지켜 온

        밤 하늘의 별들이

        언제까지나

        우리들 가슴에 반짝이며

        살아 움직이고 있느니라!

             ㅡㅡ 自作詩<碑銘>에서 ㅡㅡ

 

  "양양한 앞길을 바라볼 때에 혈관에 파동치는 애국의 깃발........." 이나 "무명지 깨물어서 붉은 피를 흘려서 태극기 그려놓고 천세 만세 부르자..........",  또는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등의 노래는 지금으로 부터 28년전 9.28수복당시에 불리워졌던 노래다.

  북괴의 불법남침에 의한 동족상잔의 비극을 체험하지 못한 전후세대에게는 새롭게 들려줘야할 노래임에 틀림없다.

  지금도 생각하면 우리들의 귀를 쟁쟁하게 울리는 듯한 이 노래의 정신을 우리는 되살려야 할 것이다.

  역사적인 수난의 슬픔을 다시 되씹으며 되새김질 하자는게 아니라, 그 슬픔을 딛고 일어서서 다시는 이 강산에 전쟁의 고통이 없는 평화의 복지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 그 슬픔을 확인 하는데에 뜻이 있을 것이다.

  우리들을 감동케 했던 이 노래를 사반세기가 경과한 오늘 날 다시 불러보면 피어린 낙동강 전투와 영천작전, 그리고 지방 도처에서 일어난 젊은 용사들의 모습이 되살아 나서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내 나라 내 조국, 내향토를 사랑하고, 이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웠던 용사(자경대·특동대)들은 지금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끝으로 그 당시 자경대(특동대)의 조직과 오늘날에 있어서 해마다 "9.28수복기념대회"를 열고, 애향의 정신을 기리면서, 과거에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동지들의 모임을 갖고 있는<9.28수복동지회>의 현황을 각각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자경대의 조직

대         장    박종수

부   대   장    김정기

총 무 부 장    이종윤

                  장상순

감 찰 부 장    정일천

                  김규현

동 원 부 장    김창진

                  왕은용

선무공작반    한덕봉

                  정병영

                  김한섭

통   신  반    진병순

                  김완두

제1 중대장    김현주

제2 중대장    김옥기

제3 중대장    박순배

특 공 대 장    김인수

주천고지책    곽병은

한암고지책    김종채

오촌고지책    박정환

둔덕고지책    이기능

운교고지책    김두익

북   고지책    김인기

남   고지책    김영남

마치고지책    박세재

 

 제1중대원

강남철  강석순  공병만  공한규

김남귀  김대엽  김맹술  김상철

김완두  김완수  김종석  김종열

김종운  박문기  박해룡  서경선

이일문  이창술  진경순  하재식

황점룡

 

제2중대원

강남철  강일수  김권두  감귀엽

김부식  김옥기  김용호  김인기

김종선  김종철  김중선  마옥진

문병일  박갑수  박순철  박종기

이두익  이영의  이정기  정병운

정완철  정창호  하정기

 

제3중대원

강동희  곽효창  권우풍  김만두

김용복  김종순  김종업  김창덕

김학기  문보관  문장근  박기조

박순배  이행원  최봉식      

 

9 · 28 수복동지회의 조직

회   장  박종수

부회장  김창진

    "      한덕봉

    "     김쌍룡

총   무  강석순

재   무  이일문

감   사  김규현

    "      박정환

이   사  김현주

    "     김옥기

    "     정창호

    "     김종채

    "     김중선

    "     김보관

    "     곽효창

회   원

공병만  공한규  김광수  김귀엽 

김남귀  김대엽  김맹술  김상철

김영남  김용호  김인기  김종석

김종철  김태식  마옥진  문병일

박갑수  박세재  박순배  박운기

박해룡  서경선  이영의  이정기

이창술  이행원  정광철  진병순

하재식  하창기  황점룡

 

 

    후   기

  조국행진곡은 28년전에 불리워졌던 노래이다. 이제는 이 노래를 들을 수가 없지만 이 노래를 불러본 사람은 알것이다. 울어도 울어도 눈물의 강은 끝이 없었던, 그 슬픔과 그 감격, 그 애끓는 메아리와 상채기는 아픔을 가슴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하늘 땅을 진동시켰던 이 노래는 겨레의 생기였고, 피흐르는 아우성의 깃발이었다. 그 깃발 소리와 함께 이 조국의 산하에 눈물로 번지던 그날의 메아리를 심장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누군든지 이 노래를 기억속에 떠올리게 된다면, 그의 가슴은 장작난로로 타오를게 분명하다. 여기에 이 겨레의 뜨거움이 흐르고, 뜨거움으로 얼컥이는 무서운 힘이 솟구친다. 민족애와 조국애를 잉태하는 생명과 사랑의 에너지가 생겨난다.

  지금 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힘의 원동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사상(혼)이다.  보다 위대한 사상은 보다 낮은 사상을 지배해 왔다. 보다 위대한 사상을 지닌 자나 그 민족은 보다 약한 사상의 개인이나 민족을 포섭 흡수해 왔다는 사실은 중요한 역사적 교훈이 된다.우리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가는 이 노래 속에 조국의 혼이 스며 있음을 나는 안다. 나 라는 단수와 너 라는 단수가 우리 라고 하는 복수 속에 용해되기 위해서는 애국의 뿌리로 만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애국의 뿌리로 만나게 될 때, 우리는 가슴으로 말할 수 있고, 심장으로 외치는 교육으로써 참답게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이 강산에 혈관에서 파동치는 애국의 깃발 소리가 살아있다. 지금도 이 땅에 귀를 대면 들려오는듯한 그 소리를 전후세대에게 들려줘야할 책임이 있다.

  동족상잔의 그 치욕과 참화와 그 불행의 상흔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큰 문제를 피해 사는 것이 생활의 지혜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작가의 양심은 이를 외면 할 수가 없다.

  지금의 이 시대는 재사의 문학이 아니라 지사의 문학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시와 진실이 담긴 기록문학에 속한다.

  나는 이글을 통하여 국가 민족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생사도 다 버리고 공명도 없이 향토를 지켰던 의혈청년들의 족적을 더듬어 모임으로써 범국민적정신교육과 정서순화에 다소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끝으로 이 소설은 1975년 4월부터 1977년 1월까지 교육평론에, 1976년 7월 2일부터 전우신문에 각각 연재됐던 것임을 밝혀 둔다. 서문으로 책을 빛내주신 장호강 장군님께 감사드리고, 이 소설을 장기간 연재해 주신 강석호님과 이상윤님, 그리고 이 책의 출판을 맡아 주신 이승균선생님께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1979년  1월   21일

                             저자 씀

※ 저자: 황송문 

□저자약력

-전북오수 출생

-전북대학국문과 졸업, 일본난잔대학원 유학, 전라북도경찰국 반공강사, 서울특별시경찰국 반공강사, 국제승공연합 홍보부장, 국제승공보 편집국장, 한국문인협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원, 한국크리스찬문학가협회원, 통일문학회 총무,  한국참전시인협회 편집부장,  통일신학문학회 지도교수,  시집 "조선소"출간,  시집 " 내 기슴 속에는"출간,  해설집"한국동시감상"출간

 

<향토수호공적비(1987.9.28 오수라이온스에서 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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